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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05 프로포즈 후기 - 연천 허브빌리지 6
2011년 6월 3일은 내 사랑 소영이와 1000일째 되는 날 이었습니다. 
원래 이벤트에 인색한 편이기도 하고 최근 들어 기억에 들만한 이벤트도 해준 적이 없어서,
이번 1000일째에는 뭔가 특별한 추억을 가지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약 한달 전인 5월 초부터 절친이자 이벤트의 神, 재현이와 1000일 이벤트를 고민을 하였습니다.
이번기회를 빌어 프로포즈를 하기로 결정하고 여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6월3일 당일에 놀러가게 되면 평일인데 무리하여 휴가를 내고 놀러가는 것이라, 소영이가 이벤트를 눈치를 챌것 같아서, 딱 1000일 되는 날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6월 4일 토요일,
재현이네 커플과 1박 2일로 놀러간다고 소영이에게 미리 상황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1박 2일로 놀러가서 고기나 구워먹고 오는것을 생각하던 소영이를 깜짝 놀래켜 주기위해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먼저 숙소가 문제였습니다.
프로포즈를 하는데 공주풍의 샬랄라 펜션이나 후줄근한곳을 빼고나니 가격이 너무 비쌌습니다.
재현이가 찝어준 가평의 한 펜션은 강 옆에 있어 풍경이나 실내 인테리어 모든것이 뛰어났지만 방값만 60만원이 넘어버려서 다른곳을 더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곳이 연천에 위치한 허브빌리지였습니다.
방값도 저렴한 축에 속하였고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 update : 허브빌리지가 29만원씨와 관계된줄 미리 알았더라면 안가는것인데 ㅠ 무지가 죄입니다. 이런 젠장...

* 사진은 허브빌리지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방을 예약을 해두고 두번째로는 반지를 종로에 가서 구입했습니다.
저희는 아직 커플링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제빵일을 하던 소영이가 손에 낄수 없기도 하였고, 악세사리 등을 잘 챙겨서 하고 다니는 성격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커플링을 하고 다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여자친구 반지사이즈를 몰랐다는것입니다. 그래서 평균 사이즈로 맞추고 나중에 사이즈 조정을 하더라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잘 맞아서 다행이었습니다.
반지는 대략 1주일정도 걸려서 수령할수 있었습니다.


반지까지 준비한후 재현이와 두세번 더 만나서 프로포즈 이벤트에 대한 회의(?)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일이 더 흐르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영감을 찾았습니다.


예전부터 이러한 인테리어는 많이 보았지만 웬지 그동안 찍었던 추억들을 이용해서 프로포즈를 한다는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소영이와 찍었던 사진들을 방에 도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대충 홈페이지에서 예약 해놓은 방의 사이즈를 구해서 필요한 사진 갯수를 구해봤습니다.
약 500여장이 필요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고 여유있게 준비하기 위하여 그동안 찍은 사진 중 1000장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중 일부는 슬라이드 쇼로 제작해 두어 프로포즈를 진행 중에 대형 TV에서 계속 흘러나오게 하고 싶었습니다.


 
슬라이드 쇼는 맥의 iPhoto 를 이용하였고, 배경음악은 Garage Band 로 이어 붙이기를 하였습니다.


 사진들을 다 정리 한 후에는 인화업체를 골랐는데 고르고 고르다 보니 ZZIXX 가 제일 품질도 괜찮고 평도 좋아서 1000장을 인화신청 하였습니다.


사진 배송은 정말 광속이었습니다. 주문한지 하루만에 인화가 다 되어 도착했는데,
무엇보다 사진의 광택이나 색감이 마음에 딱 들게 와서 다행이었습니다. 


사진들을 거는데 필요한 나무집게 600개와 마끈은 인터넷 문방구 사이트에서 주문을 하였습니다.
이벤트가 끝나고 이곳저곳에 쓰일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프로포즈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프로포즈 영상을 만들면서 느낀것은 나중에 비디오 편집을 해서 TV로 볼것이라면 동영상을 찍을때 세로로 찍지말고 가로로 찍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핸드폰은 세로로 동영상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이렇게 하면 나중에 TV에서 볼때 좌우가 까만 여백으로 나와서 이쁘지가 않더라구요. 


모여서 중간 점검을 하고 이벤트에 대해 최종 계획을 세우는날. 재현이와 재현이 여자친구인 경림이.



약간 설정입니다;;
사진을 보며 이벤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원래는 모여서 노끈에 사진들을 다 엮어서 가지고 가서 바로 붙일 예정이었는데 비 효율적이라
현장에서 바로 사진을 붙이는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집중하고 있는지 입이 삐쭉 나왔네요 ^^;

계획했던 이벤트는 이랬습니다.
먼저 아침에 재현이 커플을 만나 사진들과 케잌등을 전달해줍니다.
친구 커플은 아침부터 연천으로 바로 가서 방에 도배작업을 시작합니다.
저는 여자친구를 만나 파주쪽으로 드라이브를 하고 점심을 먹고 친구가 작업이 완료되었다는 신호가 오면 그때 맞추어 연천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친구들은 늦게 온다고 썰을 풀며 방문을 열면서 Surprise~







드디어 프로포즈 하는 날 아침.
또다른 절친 진비에게 드라이브 기분도 낼 겸 뚜껑 열리는 차를 빌려가지고 나왔습니다.
  

계획대로 아침에 재현이를 만나 재료들을 전달하고 헤어진다음,
저는 여자친구네 집으로 가서 픽업을 하고, 파주쪽으로 드라이브를 떠났습니다.


해이리에 가서 커피도 한잔하고


까페 구경도 하구요.


이렇게 저희가 데이트를 즐기는 동안 내 친구 재현이는 연천에 도착하여 노가다를 시작합니다 ㅠ
아래 사진들은 재현이가 작업간에 찍어 둔 사진입니다.



미리 준비해간 노트북에 TV를 연결하여 슬라이드쇼를 준비합니다.


나중에 들은 것이지만 방 벽이 페인트로 발라져있는 구조라 준비해간 스카치 테이프가 안붙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ㅠ



얼추 붙여지는 입구쪽.


사진을 붙이면서 사진들의 무게를 테이프가 이기지 못해서 붙이고 나면 떨어지고 붙이고 나면 떨어져서,
정작 프로포즈할때 사진들이 떨어지면 어쩌나 하고 친구들이 걱정했다고 하네요.


그러고보니 사진을 많이도 뽑았네요;


노끈 말고도 이런 식으로 붙여두기도 했더군요. 센스쟁이들 :-)


사진들을 붙이고 불을 끈 다음 친구들은 2층으로 잠복합니다.
제가 체크인을 할수 있게 프론트에 키를 다시 가져다 놓고 말이죠.
그리고 제가 차를 끌고 도착했습니다.
친구들은 밤 늦게나 온다고 말하면서 소영이와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방에 들어왔는데 여자친구는 제일먼저 피아노를 보고 '와~ 멋지다' 그러더니 벽에 붙어 있는 사진들을 보고는 본인 사진인지도 모른채 '여기 인테리어가 되게 특이하다' 라고 하더군요 -_-;
그러다 자세히 사진을 보더니 그제서야 놀라더군요. 

사진 구경들 하고 준비해둔 프로포즈 영상을 같이 앉아서 봤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반지를 껴줄때 2층에서 잠복했던 친구들이 케잌을 들고 내려오네요.

 
이 케잌은 사연이 조금 있는 케이스인데
소영이는 약 3년동안 대형 제과점에서 제과,제빵일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학업때문에 일을 그만두었지만 오래 인연을 맺어 왔던 제과점의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미리 구입해둔 케잌입니다. 


사진찍는건 좋아하지만 찍히는데는 영.. 손 위치 처리를 못했네요 ㅠ



이렇게 무사히 프로포즈를 마쳤습니다.
여자 친구가 깜짝 놀라기도 하였고 너무 좋아해줘서 다행이었어요 :-)



밤에 맥주한잔 하며 도와준 친구들과 한컷 :-)

들러주신분들도 축하해 주실거죠? 열심히 이쁘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압을 이기고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다 써놓고 나니 준비하는 과정들이 너무 오타쿠 스럽네요. 귀엽게 봐주세요 ^^

연천 허브빌리지에서 찍은 사진은 다음에 정리해서 올릴게요 :-)

Sony NEX-5 / E18-55mm F3.5-5.6 OSS / RAW / Lightroom 3 / 2011. 5. 29



Posted by 모근원